
달리는 너희들을 좋아해.
애니 먼저 보고 소설 읽음.
큰 기대는 안하고 봤다. 전에 재밌다고 소문난 딴 스포츠물 남들은 다 과몰입하는데 나만 못하고 중도하차도 했었고 이미 스포츠물에 닳고 닳은 몸이라 떠도는 추천 라인업에서 자주 보지 못한 이름이니 소소잼정도라고 생각했음. 하지만 언제나 덕통사고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고.
애들이 달리기에 진심이 될수록 이 애들한테 진심이 되어가는 내가 있음. 이래서 뭐든 남 말을 듣는게 아니고 체험을 해봐야 아는건가보다.
나는 소설보단 애니가 더 좋았음.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 애니 오리지널이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고 갑니다ㅋㅋㅋ근데 소설을 읽지 않고는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되진 않았을것같다. 애니는 초반에 서사를 조금씩 풀었는데 막상 역전 당일날이 아쉬웠다면 소설은 초반 빌드업이 아쉬움. 애니에 비해 애들 각자의 에피소드가 없었음ㅠ 대신 한 권에 걸쳐 경기랑 서사를 풀어주기때문에 읽는 내내 나도 같이 아드레날린과 감성이 뿜뿜한 상태됨. 컨텐츠 두 가지로 보니까 각자 좋은것만 뽑아서 내 뇌에서 조합했기때문에 결국 좋은 기억만 남아있음ㅎ
뭐부터 써야할지 고민되는데 그냥 구간순서대로 써볼까함.
애니에서 본 왕자는 명장 하이지씨의 좀비 사람만들기 프로젝트 같았음 근데 너 처음부터 평균은 하고 평균보다도 더 잘한거였더라? 같은 저질체력인줄알았는데 배신감듦ㅋㅋㅋㅋㅋ위에서 말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애니 10화?로 기억하는데 카게루랑 왕자가 서로 맞춰가는 부분이다. 근데 카케루냐 카게루냐? 소설에는 가게루라고 써있어서 잊어버림ㅠ카케루가 입에 달라붙는거보면 카케루겠지?
달리기의 최정상인 카케루랑 최하위인 왕자는 방조차 서로 위아래층이고 층간소음유발자와 피해자이며 뭐하나 맞는게 없음ㅋㅋㅋㅋㅋ카케루는 살아온 대부분이 잘 뛰는 놈이었기 때문에 왕자가 스피드도 못내고 제대로 뛰지 못하는걸 이해못하고 재촉함. 자기가 그토록 싫어하는 성과주의적 사고지만 경기를 위해서라며 그런 논리를 펼치면서 왕자를 버리고 가야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카케루는 자신의 초조함을 왕자한테 푸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암튼 어느날 왕자가 카케루한테 넌 처음부터 잘 뛰어서 모르냐? 이렇게 빈정거리다가 그건 아니라는 대답에 "그럼 내 스피드에 맞춰!" 라고 소리지름. 이 장면 좋았다. 소설이 자꾸 달리기에 인생을 연상시키는걸 보면 이건 달리기 스피드뿐아니라 사람과의 친밀도도 그 사람의 스피드에 맞춰가는게 아닐까라는 여러가지 의미부여를 하게 됨. 과몰입중이라 그럼.
이걸 계기로 카케루는 왕자를 이해해보려고 만화도 추천받고 같이 읽어가고 애니에선 서로 마음이 맞아가는걸 둘의 만화 페이지 넘어기는 속도가 같아지는걸로 연출한다. 카케루는 그 뒤로 왕자 맞춤 달리기 교육을 시키고 왕자도 이에 부응하려고 앞머리를 까고 제대로 달리기로 결심하는데 아니 근데 이게 애니 오리지널이라뇨 대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가슴을 웅장하게 만든 부분은 소설 작가님이 쓰심.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작가가 오타쿠의 가슴 뛰게하는 법을 잘 안다. 사스가 하이지 창조주. 왕자는 집돌이고 운동 관심도 없었는데 그런 왕자를 하이지는 선수 머릿수 맞추려고 반협박과 억지로 시합에 끌어들다는 사실에 미안함이 남아있었나봄. 애니에서는 경기 전날, 소설에서는 출전 전에 왕자에게 널 끌여들여서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왕자는 그런 말을 듣고 싶었던게 아니라며 경기에 나감. 당연한 말이지만 왕자는 다른 19명의 타학교선수들보다 여러모로 부족했음. 그래서 결국 꼴등으로 혼자 달리게 되는데 하이지로부터의 전언이 옴.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그러니 기어서라도 와" 대충 뉘앙스는 이럴거임. 이 말이 아니더라도 갔겠지만 애니전개를 좋아하는 왕자는 맞춤응원에 힘을 얻어 죽어가면서 구간을 완주해냄. 하이지는 쓰러지는 왕자를 받아주면서 함께 뛰어줘서 고맙다고 전한다. 하이지의 감사에 대한 왕자의 대답은
"합격."
이 부분 너무 좋음. 솔직히 이건 애니로 봐야함. 다 죽어가는 호흡으로 헥헥거리는 중에 하이지 말을 듣고 웃으면서 합격 이러고 화면 빠지는데 이거에 가슴이 떨리지 않는다면 오타쿠가 아닌거임. 갑자기 성우이야기를 하자면 처음엔 신동이랑 서로 바뀌어서 캐스팅됐다고 느꼈음ㅋㅋㅋㅋㅋㅋ들을수록 연기에 납득하면서 찰떡이네 캐스팅 디렉터는 다 생각이 있었구나로 흘러감 결론은 미유에 왕자는 정말 찰떡이었다
2구간을 달린 무사는 안정적인 선수임.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다이에이 인터뷰였는지 어디서 작가가 스포츠물에선 주인공과 그 주변인들이 사고치고 기복이 널뛰기때문에 안정적으로 경기를 하는 선수 캐릭터가 있어야 경기가 굴러간다고 했음. 나는 이 소설에서 그 역할은 무사와 신동이라고 생각했다. 신동이야기는 다시 할거니까 넘기고 무사는 정말 역할에 충실한 캐릭터였음. 그리고 그런 캐릭터들이 보통 그렇듯 갈등이 없기에 분량도 저 너머로 사라짐. 다른 말로 난 무사에게 크게 할 말이 없다는 것ㅠ하이지처럼 말하게 됨 미안하다 그리고 잘 달려주었다ㅋㅋㅋㅋㅋㅋㅋ무사 멘탈도 진짜 튼튼함. 정말 완성형 캐릭터구나 얘 본국에선 보디가든가 운전기산가 따라다니는 부자라던데 대체 모자란게 뭐니? 아 그리고 경기 전에 무사한테 신동이 같이 고향에 가자고 한 부분이 좋았음. 둘의 우정도 보이고 무사가 달리는 이유와 의욕을 신동이 친구로서 챙겨준것같아서. 정말 신동ㅠㅠㅠㅠㅠㅠ세심한 남자ㅠㅠ
3&4구간은 묶어서 말함. 왜냐면 내가 아직도 조지랑 조타구분 못함;;; 그리고 이 글은 분석가가 쓴 게 아니고 덕후가 뽕을 이기지 못하고 키보드를 뚜들뚜들하고 있는 글이기 때문에 애정도에 따른 분량차이가 크다. 갑자기 무사한테 미안해서 이러는게 맞음.
조타는 평생을 함께한 쌍둥이 형제를 달리기를 통해 이젠 각자의 길을 가야할 때라고 느낌. 쌍둥이 둘이 까불까불한 거에 비해 생각보다 독백이 심오한 자아성찰이라 놀랐음. 그러나 그 모든 것은 하나코의 등장으로 와장창된다ㅋㅋㅋㅋㅋㅋ히나였나 하나였나ㅠㅠ하나였던 것 같아서 그냥 그대로 씀. 하나코는 선수들한테 도움을 주던 시장에 있는 야채가게 딸임. 애니는 고딩으로 나왔던 것 같은데 소설에선 대학생이었음. 그리고 소설 하나코가 더 매력있었다. 하나쨩 ㄱㅇㅇ 아무튼 놀라운 로맨스 관계지만 하나쨩은 조지&조타를 둘 다 좋아하고 조지 조타 카케루가 다 하나쨩을 좋아함ㅋㅋㅋㅋㅋㅋㅋ조타는 자기 경기를 보러온 하나쨩을 보고 자기들 쌍둥이를 하나쨩이 좋아한다는 걸 깨닫고 그대로 사고정지. 혼자 들떠서 앞뒤없이 다음 주자인 조지에게 자기 생각을 전한다. "하나쨩이 우리를 좋아할지도..!" 듣자마자 조지가 비명지르면서 달리는데 이거 애니 최고의 개그장면인것같음. 보면서 엄청 웃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소설에선 우리들이라고 하는데 애니에선 조타가 나를 좋아할지도! 라고 말했던 것 같음. 제작사 너네도 저런 오픈 마인드의 사랑을 이해를 못했던거니?ㅋㅋㅋㅋㅋ그래서 조지가 하나쨩 생각하면서 얼레벌레 정신 놓고 달린다.
강약조절이 미쳤던게 간세 대학은 사람이 부족하니까 선수들이 타선수케어도 하고 경기분석도 하고 서로 중계해주고 그랬음. 그 과정에서 계속 신동 몸상태가 나쁘다는게 나왔는데 조지랑 조타가 빅재미를 주는 바람에 그 사실을 정말 까맣게 잊어버림. 그래서 조지마냥 얼레벌레 웃으면서 4구간을 다 봤는데 다음 선수는 열감기에 죽어가는 신동이었음. 이 때의 심장떨어짐 잊지모태.
내가 신동을 무사랑 같이 안정적인 선수라고 생각한건 얘도 역할이 뚜렷하고 기복이 없었기 때문임. 5구간은 오르막길인데 신동은 산골 깊은 어딘가 마을 출신이라 등교가 2시간이었다고 함. 달리기의 ㄷ도 모르는 사람에게 선수배치를 시켰어도 뇌가 있다면 당연히 신동을 5구간에 넣었을것임. 게다가 무사는 멘탈 튼튼 안정감있음 신뢰성 굿이지만 외국인이기때문에 어쩔수없는 부분이 있는데 신동은 현지인으로 하이지 백업을 완벽하게 해줄수있는 캐릭터임. 이 캐릭터에게 믿음과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 의심병이 있는 것은 아닐까?ㅋㅋㅋㅋㅋㅋ 진짜 다른 애들은 어딜 달릴지 감도 안잡히던 초반에도 신동은 캐 설명만 들어도 5구간을 위해 태어난 애잖어~라고 말할정도기 때문에 나는 너를 너무 믿었고...5구간은 한번도 불안감을 가져본 적이 없었고ㅠ 믿은만큼 미안했음. 힘든것도 모르고 내가 널 너무 믿었다 내 믿음이 너를 이렇게 따흐흑ㅠㅠㅠㅠㅠㅠㅠ여기도 애니가 더 좋았다. 흐릿한 시야 가빠른 호흡 게다가 애니에선 신동네 가족이 티비보는 장면을 넣어줘서 가슴아픔까지 더해짐. 그동안 간세 대학이 신생부에 왕자가 꼴등한거 치곤 순위를 박차고 올라왔는데 신동이 아픈 바람에 뒤로 훅훅 밀려남. 계속 완만하면 재미와 긴장감이 떨어지는걸 알지만 신동에게 꼭 그래야만 했냐고 작가님을 짤짤짤 흔들어 보고 싶었음. 열 나면 침대에서 화장실 가는것도 힘든데 제일 난코스라는 오르막길을 그 몸으로? 이게 무슨 고문이야ㅠㅠ신동편은 감독이 패배할 때를 아는 것도 아름답다고 하던 부분이랑 카케루가 신동을 보면서 우리는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달리는 걸까라고 독백하던 부분이 생각남. 감독은 애가 죽어가니까 그만두게 설득해보는데 흔들흔들거리면서도 다들 기다리고 있다며 달리는 부분이 눈물 나는 부분이었음. 그리고 카케루 부분은 카케루 성우가 와카테인가? 그 대사를 할 땐 목소리가 청명한 느낌에 맑고 서늘한 겨울 하늘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기억에 남음. 또 과몰입 오타쿠가 되어보면 신동이 그렇게 고통스러워도 뛰는 이유는 팀메이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임. 아까도 말했지만 인생을 달리기에 비유하던 의도에 맞추면 고통스러워도 살아가는 이유는 누군가 나를 기다리기 때문일까?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맞지만 약속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도 생각함. 우테마치?에서 만나자는 약속. 무사를 고향으로 초대해 같이 가자는 띠를 다음 사람에게 넘기겠다는 그런 약속들. 신동은 경기 보다가 정말 갑작스럽게 가슴에 사무친 캐릭터임. 우리 아픈 손가락 앞으론 절대 아프지말고 잘 살어ㅠㅠㅠㅠㅠ
6구간 유키는 애니를 볼때는 대체 머임? 하고 넘어간 캐릭터다. 속내를 알듯한데 완벽하게 모르겠어서 의문만 남았음ㅋㅋㅋㅋㅋㅋ그래서 유키는 소설이 좋았음. 그래도 애니 유키는 오키츠상 목소리가 오졌다.
내가 유키를 중점으로 세 가지 키워드를 뽑자면 첫 번째는 가족. 유키는 한부모가정이었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늦게까지 일하는 어머니에 대해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효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았고 냉정하게 봐도 다행히 머리가 좋은 편이고 그걸로 효도를 하기에 가장 빠른 방법은 변호사가 되어 돈 많이 벌고 뭐 그런 거임. 그니까 유키의 목표는 변호사가 아니고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드리는 것임.
그런데 어느날 어머니가 재혼상대를 데려오고 자기는 평생의 목표를 이루지도 못했는데 그 새아버지는 한순간에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드리지 않나 자기가 채워드리지 못할 부분까지 어머니에게 줌. 이거 보고 오이디푸스 증후군 잠깐 생각났는데 그냥 세상에 엄마밖에 없다가 갑자기 새아버지에 이복동생이라 감성여린 고딩이 상처를 많이 받은 것 같았음. 게다가 계획대로 사는 인간인데 그 계획이 방해당한거면 충격과 짜증이 뒤섞인 화가 많았을듯ㅋㅋㅋ그래서 유키는 가족들을 일부러 피했는데 자신의 달리기를 응원하러 온 어머니와 새아버지 동생을 보고 질질 끌었던 마음을 정리하면서 과정이 다르더라도 어머니는 행복해졌으니까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하게 됨. 메데타시 메데타시
의식의 흐름을 타고 눈 오는 날의 내리막길을 호다다닥 달리던 유키는 이 속도는 카케루가 달리는 속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됨. 카케루와 유키를 대비하는 유키의 삶의 방식이 두 번째 키워드라고 생각함.
은근히 유키랑 카케루는 비슷함. 둘 다 가족 껄끄러워하는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단짝이라기에도 뭐한 사이지만 서로 가정사를 좀 털어놓지 않았나 싶음. 그리고 카케루나 유키나 혼자가 좋아서 초반에 조깅 혼자 하던 쪽에 가깝고. 니코쨩은 혼자가 좋다기보단 자기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껴서 혼자 달리지 않았나 싶어서 뺐음.
유키는 이성과 논리로 움직이는 인간이다. 타당한 이유로 유키가 납득이 되면 그걸로 불만제로 ㅇㅋ인 사람이라 하이지는 항상 트레이닝이든 행동에 대해 유키를 설득하기 위해 이론을 준비했음. 그리고 집념이 있어서 목표로 삼은 건 무조건 이루어내고만 마는 인간이라고 묘사됨.
카케루는 혼자가 좋으면 그저 혼자 고고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이고 그렇게 살아왔음. 그리고 카케루의 달리기가 그랬다. 유키는 순간의 심신을 연마하기보단 더러워도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고 싶었기 때문에 변호사를 골랐다고 함. 카케루랑 닮은 꼴이지만 걷는 길은 반대이고 자신이 못한 심신 연마를 카케루가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음. 카케루가 혼자 달리는 것은 그저 달리고 싶다는 마음이 무엇보다 강했고 타고나길 타인에 대해 신경을 덜 쓰기 때문이고 유키는 거기까지 사실 마음이 단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범하게 사회에 섞이기로 결정한 것 같음. 그리고 자기 불편함보단 어머니의 행복이라 카케루마냥 도인의 길을 걷지 않았을듯. 그리고 초반에 클럽 주구장창 다닌게 혼자가 좋다는거랑 반대되지 않나 싶었는데 근본적으로 채워지지 못한 사람?이라기보단 가족에 대한 외로움 때문에 방황했나싶음ㅋㅋ아무튼 유키도 마음의 어느 한 구석에는 카케루같이 환경을 신경쓰지 않고 열정을 태우고 싶었던 것이 아니면 그런 경험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음.
어쨌든 유키가 무엇이 하고 싶었든 무엇이 되고 싶었든 유키는 이제 변호사로서 인생 대부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고 딱히 후회하는 것 같지도 않음. 그게 바로 유키가 절대 넘지 못할 2초가 아닌가 싶음. 유키가 걸어보지 못한 카케루같은 열정, 못 가본 인생의 또 다른 선택지. 다시 돌아가도 유키는 카케루처럼 홀로 뛰는 고독함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걸 자신도 알기 때문에 남들은 구간상을 아쉬워했지만 유키는 아쉬워하지 않았다고 생각함.
그리고 앞에서 유키가 집념이 있어 목표한 것은 이룬다고 했는데 유키가 지금껏 이루겠다고 약속하고 달성하지 못한 목표가 두 개 있다. 하나는 어머니의 행복 두 번째는 구간상. 근데 이건 이루지 못한 것 같으면서 이룬 것이 아닐까 싶음. 어머니의 행복은 새아버지가 이뤄냄 그렇다고 어머니의 행복이 마냥 새아버지한테서만 오는 것도 아님. 그래서 이건 가족이 같이 만들어가는 목표임. 그리고 구간상 여기서 달리기는 혼자지만 같이 하는 스포츠로 나옴. 유키가 신동한테 약속한게 그냥 안심시키기 위해 말한 건 아니라고 생각함. 느낌적 느낌으로 그런 인간이 아니고 일단 열심히 달리긴 달렸으니까?ㅋㅋㅋ음 그러니까 유키가 구간상을 따서 개인의 목표는 실패했지만 달리기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크게 보면 그건 실패가 아님. 달리기에서 시간단축만이 정답이 아닌 것처럼 유키는 삶에서 자기자신의 손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걸 깨달았다고 생각한다. 개인주의가 협동심에 녹아버린 순간임.
여담인데 유키는 카케루가 목표하는 곳은 아무도 없고 쓸쓸한 곳이라고 너무 멀리 가지 않기를 걱정했지만 카케루는 그 목표에 가까워질 때 처음으로 함께 달린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는게 아이러니임. 이래서 경험하지 않고서는 모르나봄.
세 번째는 유키의 변화와 모순?임. 이건 애니만 봤을때의 캐릭터성이었고 소설을 읽으니 앞의 두개가 더 크게 다가옴. 계속 말했지만 이성적인 유키가 사실 이렇게 달리기에 열정을 태운다는 것도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달리기 스포츠 좋지 그런데 영광과 명예는 추상적이고 굳이 물질적인 득실을 따지면 실이 많으며 결과가 어떨지도 모르는 경기에 1년을 투자하는게 과연 현명한 판단인가? 하지만 캐릭터성이 모순될 때 더 짜릿한 것 같음. 그 한창 돌았던 그리핀도르가 용기를 잃고 웅앵처럼. 달리기를 하면서 개인주의 유키는 타인과 함께 달리고 엮이고 걱정도 하고 혼자 꽁꽁 품고있던 마음의 짐도 풀고 무엇보다 애니에선 초반에 유키는 신발에 흙 묻는 것도 싫어함. 그런데 그런 사람이 마지막엔 신발에 피가 흥건하도록 달렸다는 사실이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음. 소설에선 물집 터진걸 그 내리막길이 얼마나 험난했고 유키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려주는 장치라 조금 아쉬웠음.
애니 보기 전에 뭐하는 내용인지 궁금해서 검색해보다가 이게 뜨지 않은 이유는 캐디가 별로기 때문이라는 글을 봤음. 어느정도 공감하지만 난 그 덕에 행복했다^^ 니코쨩 캐디 너무 좋고. 어디가서 쉽게 보기 힘듦. 자기는 싫어하지만 덩치 크고 게다가 머리도 장발인 캐를 환장하는 나는 그 신체에 축복을 날리고 싶었음 거기에 꽁지머리라뇨ㅠㅠㅠ
그리고 니코쨩이 체형 이야기를 할 때마다

이거 생각나서 집중이 안되긴 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노자키나 니코쨩이나 자신의 신체에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그리고 나는 타고난 것이 꿈의 장애물이 되는 캐릭터들을 좋아해서 니코쨩은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전부 만족스러운 캐릭터였음. 이런 캐릭터를 왜 좋아하나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일단 작가가 어떻게 극복하게 할지 이 캐한테 어떤 결말을 줄지 궁금하기도 하고 재능이랑 신체말고도 타고난 모든 환경과 조건을 대입하면 그냥 한 번쯤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래서 쉽게 이입되는 것 같음.
되게 꿈같은 이야기인데 이런 캐릭터는 결국 분이 풀릴때까지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무너진 꿈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눈에 보이는 끝을 향해 가고 싶은 길을 걷는 결말인것같음. 니코쨩이 하코네에서 마지막을 결심하고 뛰는 것도 그렇고 이사시키가 결국 대학야구를 하는 것도 그렇고. 끝을 알면서도 행복한건 그 행위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는 경지까지 갔으니 마음 정리가 됐다는걸 뜻하니까 응원해줘야하는데 그래도 역시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픔.
니코쨩 독백에서 달리면 역시 이겨야한다고 말함ㅋㅋ하지만 그럼에도 살아가는데 있어 승리의 형태가 명확하지 않은 것처럼 달리기에서도 승리의 형태는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시간단축만이 승리가 아니라고 하는데 즐기는 당신이 승자입니다 그런 계열까진 아니지만 그냥 그 부분을 읽으면서 니코쨩은 마음 정리를 잘 했구나 싶었음. 그리고 승리를 못한 나는 자꾸 마음이 아픈 것임ㅠ내 새꾸 그래도 계속 달렸으면 좋았을걸ㅠㅠㅠㅠ그리고 니코쨩 은근 만능 아닌가? 인생 열심히 살았어; 니코쨩에 대해 할 말 많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짧아서 놀라는 중임.
애니에서 킹은 거울을 보는 느낌. 사람들이 제일 알고싶지 않고 인정하기 싫어하는 자기 모습들을 본따 만든 느낌 쉽게 욱하는 기질도 있고 허세부리고 그러면서 자존심은 높고 모두와 두루두루 친하지만 마음을 터놓을 찐친은 없다는 외로움 모두 짝이 있는데 나만 없고 나는 개똥벌레 친구가 없네ㅔ~솔직히 제일 현실적임. 졸업반인데 취업준비도 해야하고 고민도 많고 소설에선 킹의 외로움이 두드러졌는데 애니에선 취업스트레스 인상이 컸음. 하이지나 카케루처럼 뛰어난 애들을 동경하지만 그렇게 못되는걸 아는 평범한 캐릭터. 하지만 결국 1년 내내 하이지 훈련을 따라오고 달리기도 해낸 걸 보면 얘도 비범한 놈임 그런데 크게 기억에 없다 미안하다. 다음 타자 뛰는거 너무 기대하는 바람에 소설 호로록 읽어버림.
카케루랑 하이지는 따로 써야할지 같이 써야할지 모르겠음. 개인으로 쓸 말이 있는것도 같으면서 필연적으로 카케루를 이야기할 때 하이지가 나오고 하이지 이야기가 나올땐 카케루가 나올것만 같음ㅋㅋㅋㅋㅋㅋ
카케루는 최상위 실력이지만 실력주의 감독에게 불만이 있음. 카케루는 자신이 빠른 이유는 더 많이 연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니코쨩이 들으면 가슴 팍팍 칠 소리ㅋㅋㅋㅋㅋ고딩때 부상당한 선수를 매몰차게 대하는 감독에게 화나서 라기보단 그동안 감독에게 쌓였던 불만이 그걸 빌미삼아 터져서 폭력을 행사하고 그대로 부에서 퇴출당함. 제 발로 나왔었나? 게다가 연대책임으로 카케루와 같은 학년 전부 경기에 뛰지 못했음. 아무튼 그래서 카케루 동기였던 사카키는 카케루를 원망하고 카케루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함. 뻘소린데 애니 사카키 캐디 잘 뽑힘. 인물은 적발에 붉은 색감인데 유니폼이 파랑계열이라 기가 막힌 색배합. 그 일 이후로 경기에서 손 떼고 찐으로 혼자 달리기를 결심한 카케루는 도둑질에 자기 발을 사용함;;;초반에 보면 마작해서 돈도 잃고 노숙자수준이라 참 노답인데 볼수록 아이고 이 달리기 빠가야 하면서 정이 들게 됨.
하코네 역전 준비하면서 카케루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느낌이었음. 이제서야 사회성 기르는게 실화입니까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실력주의 사고를 싫어하면서 그 사고에 찌든 카케루에게 가장 이상적인 감독은 만인달리기가능설의 대표 하이지고 부상당한 하이지에게 가장 이상적인 달리기란 축복받은 재능의 카케루임. 예쁜 사랑하세요 이러고 끝내야 할것같아. 아 그리고 얘 또 은근히 바보 아니다 핸드폰 잘 다루나봄 하이지가 폰 기능 제대로 사용 못하니까 답답해하는거 소소한 웃음벨임ㅋㅋㅋㅋ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데 소설이나 애니나 대부분 카케루 시점인데 난 왜 얘한테 과몰입을 안하지 카케루에 대해서는 그냥 잘 컸다 뿌듯 이 정도 더 있던 것 같은데 본지 며칠 지났다고 감상이 다 휘발됐나봄
하이지 애니 캐디는 하이Q ㅇㅇㅇㅋ와 ㄷㅇㅊ를 섞어놓은 기분이 들었음. 참 인간이 아닌 것 같은 캐릭터. 감독도 잘해 달리기도 잘해 사람 맞춤으로 대하는 것도 잘하는데 인성도 좋음 아픈 사연도 있고 요리도 잘하는데 영양배분까지 생각함. 1가정 1하이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아닐까?
다이에이덕분에 약소교도 '힘내면 이길수이써><'라는 희망찬 전개를 봐도 '응 아니야'로 죽어버릴 것만 같은 피해망상을 가지게 됨. 그 덕에 하이지가 달릴때 공포영화보듯이 봤다. 언제 기어가거나 실려갈지 모른다ㅎㄷㄷ하면서ㅋㅋㅋ하지만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청춘스포츠물답게 하이지는 미래를 버리고 오늘만 살기로 다짐하며 끝까지 달릴수있었음. 그것이 청춘스포츠물이니까(끄덕)
하이지는 달리기를 아버지때문에 시작하고 그냥 달리라니까 달림. 그러다 부상을 당하고 못달리게 되니까 그제서야 스스로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됨. 얘도 그 4년동안 혼자 고민하고 방황하던거 생각하면 가슴이 찡하다 마지막에 결국 다리 부서져라 달려서 평생 다리 절면서 살겠던데 그럼에도 하이지가 만족한다면 그걸로 된거겠지?ㅠㅠㅠ
카케루가 달리기 전에 갑자기 불안해져서 하이지한테 전화를 함. 그때 나온 이야기중에 하이지는 카케루가 가장 잘 달리는 선수? 암튼 하이지 마음 속 1위가 너라고 말해줌. 거기서 카케루처럼 감동 찌잉 받고 끝났으면 좋았을것을 쓸데없는 것을 신경쓰는 인간은 갑자기 의문을 가지게 됨. 후지오카와 카케루의 차이는 대체 뭘까?
난 후지오카에게도 관심이 많다. 왜냐면 좋아하는 설정 범벅이라ㅎ 내가 스포츠물에서 좋아하는 캐는 보통 니코쨩처럼 벽에 부딪혀서 고민하는 캐거나 이미 경지에 이르렀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직 배고프다며 발전하는 추구하는 캐임. 후지오카는 후자였음. 마지막에 카케루한테 기록으로 진 것도 취향임ㅋㅋㅋㅋㅋ10분만에 깨진 기록에도 쿨하게 인정하고 다시 시작한다는 그 멘탈 너무 좋구요. 그리고 성우 캐스팅을 너무 잘함. 처음 봤을 땐 볼에 삼각형 넣어놓은거 보고 무슨 저게 무슨 캐디람;;이랬지만 소설에서 스님같은 머리에 볼이 움푹 파였다라는 서술을 보고 고증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캐디가 무슨 상관임 이렇게 캐릭이 매력적인데. 그리고 히노 사토시 목소리 톤을 듣자마자 얘가 어떤 캐릭터인지 느껴짐. 그 단단하고 묵직한 목소리를 들으면 누구라도 얘가 지금 최정상이구나 느낄 수 있을거임.
다시 돌아가면 하이지는 둘 모두에게 질투한다. 자신이 가지 못할 존에 들어갈수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임. 그래서 둘이 동급이라고도 생각도 듦. 그러면 하이지는 저 말을 그냥 카케루의 의욕을 올리기 위해 그냥 한 말이거나 그저 팀 메이트라는 사실만으로 말했을까? 하면 또 그건 아님 그래서 하이지가 카케루를 후지오카보다 좋은 선수라고 했을까 이해가 안됐음ㅋㅋ왜냐면 카케루는 성장중이고 카케루의 진화버전이 후지오카같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기 때문임.
하이지가 카케루를 믿는다는 말로는 표현못한다는 것을 보면 나는 하이지한테 카케루가 정말 특별한 사람인 것 같은데ㅋㅋㅋ큐ㅠㅠㅠㅠ하이지는 카케루를 내가 하지 못한 걸 이루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듯. 이상향이자 분신?? 아무리 생각해도 카케루 달리기보고 첫눈에 반한게 분명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좀 더 생각해봐야할 것 같은데 다시 책보고 애니보긴 무리ㅎ 언젠가 하겠지
그럼 카케루 포지션에 왜 후지오카는 들어가지 못했을까는 그건 타이밍이었다고 봄. 고딩시절엔 둘이 동료이자 라이벌이었고 하이지는 달리기에 대한 큰 갈망이 없었음. 그리고 부상당하고나서 후지오카는 앞으로 나아가지만 나만 멈춘 기분에 질투랑 복잡미묘한 생각도 드니까 같이 하하호호 정상을 노리자 할 기분도 아니고. 4년동안 마음 정리랑 다짐을 굳히고 나서 발견한게 후지오카 뺨치는 카케루였고 그러고보면 하이지에게 카케루는 희망이기도 하네 암튼 그냥 그래서 그런거 아닐까하고 한 번 생각해봤음.
너무 의식의 흐름인데 하이지편에선 아버지가 라디오로 몰래 경기 중계 들으면서 주먹 꽉 쥐는 부분이 제일 기억남. 해봤자 3초도 안되는 장면인데 그거 하나로 하이지 고딩때부터 아버지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짐작이 감.
첫출전에 시드권은 진짜 말도 안되는 일인데 그래서 소설이고 그래서 재밌는게 아닐까 싶음. 현실적인것도 좋은데 가끔 꿈이 충만한 것도 봐줘야한다. 쓰고 보니 나 유키 사랑하냐? 분량 무슨 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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