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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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6. 3. 5. 00:00
작성자
유테

저는 좋아합니다. 그래서 인외나오는 만화들 리뷰
장르와 인외의 범위는 넓음


투명남과 인간녀

한 줄 평: 때론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섹시하다ㅎ

투명인간 탐정과 시각장애를 가진 사무직의 로맨스. 작가의 꾸준한 인외 러브는 유지한 채로 세계관과 스토리에 무게를 많이 덜어내어서 술술 넘기며 보기 좋다. 투명인간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사고방식을 가졌을지, 불편함이나 편리함 등등에 대해 구석구석 보여줘서 흥미로움. 서로 잘 모르는 부분을 알아가기도 하고 맞춰나가는 로맨스 요소도 잘 잡고 투명인간 말고도 퍼리, 슬라임, 외계생물..? 엘프, 다크엘프 등등 이종족이 많이 나와서 구경하는 맛도 있다.
남주 직업이 탐정이라는 점은 추리 요소를 부여하기 위한다기보다 사건을 만들기 위한 치트키로 사용되는 편. 왠지 탐정이라면 살인사건정돈 해결해야할 것 같은 오타쿠 관점에선 흥신소에 가까워보임. 
그리고 작가가 쓰리피스 정장에 미쳐있고 진심전력으로 남주의 잘생김을 표현해준다는 점이 매우 흡족스러워요.


붕대 공작의 결혼 사정

한 줄 평: 햇살여주와 투명대공

위의 투명남~때문인지 추천에 뜨길래 봤음. 투명인간을 끼얹은 선결혼후연애물에 가깝다. 이 만화에선 투명인간이라는 특성이 종족이라기보다 저주에 가까워서 햇살여주가 보듬어줄 북부대공의 어두운 과거와 상처에 불과하다. 그 탓에 인외 두근두근!하고 산 나는 흥미를 잃음.


 

그린핑거스의 모형 정원

한 줄 평: 숨길 수 없는 음침한 기묘함

평범한 인간 주인공의 인생에 갑자기 등장한 후천적 투명인간 식물학 교수와 신비로운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 교수가 원래 인간이었는데 식물연구하다보니 투명인간이 되어서 그닥 인외스럽진 않다. 그냥 기인임. 대신 식물쪽에 판타지 요소가 강해서 특이하다. 작중에선 카미카쿠시같은 설화나 속설, 오래된 민간신앙을 특이한 식물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꼭 저런 것만 있는 건 아니고 아예 판타지인 증상도 있고 개개인의 사연에 얽힌 독특한 식물들이 나옴. 식물들을 정말 있을 법하게 설명해서 판타지보단 에피소드형 현대일상물 느낌이 진하다. 1권 초중반부 에피는 좋아서 거기까진 괜찮았다.
근데 1권 후반~2권 초반을 잇는 에피소드가 진짜 너무 안 좋은 쪽으로 일본스러움. 메인이 된 식물도 물론이거니와 근ㅊ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고리타분한 마을이 우리의 사랑을 받아주지 못한다는 식으로 연출해서 어이없었다. 아니 그럼 세상 어느 부모가 자식끼리의 그걸 이해해주냐. 다시 생각해도 말이 안 됨. 나도 별 거 다 퍼먹지만 이런 식으로 풀면 안 되죠. 왜놈틱 감성이 계속 끼어나올듯 해서 결국 다음권 읽을 마음은 없어졌다.
 


 

불멸의 그대에게

한 줄 평: 최악에서 영웅까지 처절하고 아름답게

작가가 캐릭터의 밑바닥을 박박 긁어대는 바람에 정이 떨어만큼 떨어졌더라도 걔 때문에 눈물 흘리는 날이 반드시 온다. 인간이 얼마만큼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능력이 탁월함. 완벽하지 않기에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치로 그려내는 작가. 에피 전과 후에 감상이 달라진 캐릭터가 너무 많다.
하지만 기분 나쁜 캐릭터도 너무너무 잘 만들어서 그것때문에 하차했다. 스댕을 수세미로 긁어대는듯한 소름끼침과 피부에 들러붙는 젖은 천같은 불쾌함이 공존하는 캐릭터가 꼭 작품마다 나오는데 빛이 강하면 어둠도 짙다더니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하여튼 음침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짙음. 캐릭터만이 아니라 뒤틀린 감성이 다른 곳에서도 새어나오긴한다. 절대 해맑은 소년만화는 못 될 내용. 13권부턴 스토리도 뭔가 이상해지길래 바로 하차하고 내 마음속에서 자체 완결시켰다.


 

아인

한 줄 평 : 서늘하게 끓어오르는 액션

죽지 않는 인간을 아인이라 부르고 당연히 주인공이 아인이라 온갖 사건에 휘말리며 일어나는 이야기. 주인공이 합리와 안위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성격이라 캐릭터성이 독특하다. 요즘 웹소 주인공같고 그것보다 더 냉정한 느낌. 하지만 결국 열혈 소년만화형 서브캐릭터한테 감겨서 끝까지 같이 가게 됨.
주인공 성격처럼 만화도 강하게 열정적으로 감정을 표출하기보단 절제된 표현이 많다. 느와르 분위기랑 비슷한듯. 예를 들면 동료가 죽었을 때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손가락 툭 떨어지면 남은 동료가 울부짖는 모습까지 그리기보단 침착하게 죽음을 받아들인 동료 무기챙겨서 행동을 이어나가는 편. 그런데 연출을 너무 잘 해서 오직 비즈니스뿐인 담백한 관계에서도 서로간의 신뢰와 동료애가 보임. 전투가 훨씬 많아서 이런 장면은 몇 없는데도 짧막한 순간들이 오래 기억될 정도로 강렬하다.
아인이란 존재를 갑자기 나타난 이능, 기적같은 말로 퉁치고 얼렁뚱땅 넘어갈수도 있을텐데 신체 복구&재생 원리를 설명하거나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아인의 기원에 대해서도 작중 캐릭터가 가설을 세우는 등 설정을 구체적으로 풀어줘서 매우 흥미로움. 그리고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는 기본 틀 아래에서 파생된 간단한 규칙들을 활용하며 온갖 기상천외한 전투와 공략법이 등장한다. 이능력도 머리가 잘 돌아가야 100%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줌ㅎㅋㅋ어떤 정신상태여야 이런 생각을 할까싶은 해괴한 작전도 나오는데 대부분 빌런이 하는 짓이라 보는 내내 주인공 버프를 받아도 이길 수 있을지 너무 무서웠다. 빌런이 신체, 지능, 전투경험으로만 이미 손에 꼽는 수준인데 도덕, 윤리 내다버린 사이코패스고 심지어 죽지도 않음ㅋㅋㅋㅋ인간병기란 말이 우스운 인간재앙. 주인공도 똑똑해서 엄청 밀린다는 느낌은 들진 않지만 무적이란 단어가 너무 잘 어울리는 빌런이 주는 압도적인 공포감이 있음.
주인공들과 그 외 주요 인물들 모두 잘 만든 캐릭터지만 오타쿠의 심장을 울린 건 대아인부대. 인외만화 속 평범한 인간들이지만 그런 점이 오타쿠를 더욱 자극한다ㅎ 등장부터 압도적인 존재감. 끝까지 헬멧을 벗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백만점, 헬멧을 벗을듯말듯 아슬아슬한 여운 있는 마무리에 천만점 드립니다. 


나가베 단편집

한 줄 평 : 괴물러버의 진수성찬

괴물에 대한 음심을 점잖게 해소할 수 있는 완벽한 선택! 동화같은 그림체, 섬세한 감정선 그리고 다양한 퍼리...ㅋㅋㅋㅋㅋㅋ퍼리 아니고 찐동물도 있고 아무래도 다수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으니 주의.
특정 에피 좋았다고 쓰려고 했는데 다 좋아해서 그냥 하염없이 재밌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괴물들 종류도 다양한데 관계성도 다양해서 질리지 않습니다. 잡아먹으려고 데려온 여자를 비상식량이라고 부르는 정장 입은 새도 나오고 사람보다 큰 까마귀도 있고 야생 늑대처럼 행동하는 인간을 육아하는 사회화 늑대도 있어요. 클래식한 인외의 정수가 한가득. 작가가 퍼리 진짜 사랑해서 행복함. 더 줘